비가 갑자기 온다지붕 위로 요란하게물이 폭포처럼 쏟아진다함석 홈통을 지나사람들은 급히 달려간다 몸 피할 곳을 찾아
어린아이 하나가빗속 한가운데 서 있다두 팔을 넓게 벌리고얼굴을 하늘로 든 채크게 웃는다 빗소리 속에서
엄마가 부른다"이리 와, 다 젖겠다"아이는 듣지 못한다여전히 빗속에 서 있다옷은 흠뻑 젖고 머리카락은 뺨에 붙는다
커다란 물웅덩이낡은 문턱 앞에아이는 그 안으로 뛰어든다물이 사방으로 튄다개 한 마리가 한 번 짖는다
비가 조금 잦아들자아이는 그제야 들어온다엄마는 수건으로 닦는다닦으며 꾸짖는다아이는 여전히 환하게 웃는다 젖은 적이 없었다는 듯
비가 완전히 그쳤다함석지붕은 아직 떨어뜨린다마지막 물방울들이물웅덩이로 떨어진다아이는 서서 떤다 입술이 보랏빛으로